1) 사건의 발생

A씨는 B마을회에 마을회관 부지 부분을 증여하고. B마을회는 그 부근에서 농사를 못 짓게 된 A씨 숙모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는 부담을 이행하기로 하는 부담부증여계약을 체결하였다. 계약 체결 당시 A씨 증여의사가 서면에 표시되지 않았고 증여계약 이행을 완료하지 않은 상태지만 B마을회는 A씨의 숙모에게 300만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부담을 모두 이행하였다. A씨는 본소로 B마을회에 토지 사용대차계약 해지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토지의 인도 및 건물의 철거를 청구하였다. B마을회는 부담부증여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반소로 토지에 관한 증여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를 하였다. A씨는 부담부증여라 하더라도 증여의사가 서면표시 되지 않았다고 하면 민법 제555조에 따른 해제를 주장하였다. 

2) 법률적 쟁점

구두증여로 부담부증여 게약에서 수증자가 이미 부담 이행을 완료하였다면 증여자는 해제권을 행사할 수 없는가? 

3) 판례의 근거

① 민법 제555조: 증여의 의사가 서면으로 표시되지 아니한 경우 각 당사자는 이를 해제할 수 있다.

민법 제561조: 상대부담있는 증여에 대하여 본절의 규정 외에 쌍무계약에 관한 규정을 적용한다. 

부담부증여에도 민법 제554조부터 제562조 까지 증여에 관한 일반 조항들 그대로 적용되므로 증여의 의사가 서면으로 표시되지 않은 경우 각 당사자는 원칙적으로 민법 제555조에 따라 부담부증여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② "부담부증여계약에서 증여자의 증여 이행 여부는 수증자가 부담의 이행을 완료한 경우에 의하여 그러한 부담이 의례적이고 명목적인 것에 그치거나 이행에 특별한 노력과 비용이 필요하지 않는 등의 실질적 부담 없는 증여가 이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각 당사자가 서면에 의하지 않은 증여임을 이유로 증여계약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해제할 수 없다." 고 설명하였다.

③ "부담부증여에서 수증자의 채무불이행이나 각 당사자의 사정변경이 없고 오히려 수증자가 증여자의 증여 의사를 신뢰하여 계약 본지에 따른 부담 이행을 완료한 상태에서 증여자가 민법 제55조에 따른 특수한 철회를 하는 것은 계약의 구속력에서 벗어나 법적 안정성을 해하는 것이 된다. 민법 제555조에서 서면에 의하지 아니한 증여를 해제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증여자가 경솔하게 증여하는 것을 방지하고 증여자의 의사를 명확하게 하여 후일에 분쟁이 생기는 것을 피하고자 함인데, 부담부증여의 경우 부담 없는 증여와 달리 증여자의 재산의 수여뿐 아니라 수증자의 부담 이행까지 의사표시의 내용이 되므로 증여자가 경솔하게 증여하거나 그 의사가 불분명할 가능성이 많지 않고 수증자의 부담이행을 완료한 상태라면 더욱 해제권의 주장은 불가하다." 고 판시하였다. 

4) 결론

민법 제555조에 의하면 증여의 의사가 서면으로 표시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각 당사자가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부담부증여계약의 경우에도 민법 제555조를 준용하는데, 수증자가 부담의 이행을 완료한 경우에는 그러한 부담이 명목적이거나 이행에 특별한 노력과 비용이 필요하지 않는 실질적 부담없는 증여가 이루어진 것처럼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각  당사자는 서면에 의하지 않은 증여임을 이유로 증여계약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해제할 수 없다. 따라서 증여자가 증여의사표시를 서면으로 하지 않았더라도 수증자가 부담이행을 함으로써 의사표시의 내용이 되므로 수증자의 부담이행이 완료된 경우에는 증여자가 해제권을 행사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