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의 발생

승객 A씨는 무궁화호 열차 내 화장실을 이용하던 중, 겨울철 날씨 탓에 화장실 변기의 노즐이 결빙되어 물이 역류하였고 이에 놀라 넘어지면서 낙상사고를 당하였다. 이 사고로 A씨는 철도공사가 가입한 보험사를 통해 660여만원의 보험금을 받았으나, 추가로 재산상 손해와 위자료 지급 등을 요구하였다. 철도공사는 A씨와 민사조정 절차에 들어갔지만 결렬이 되자 정식재판을 청구하였다.

2) 법률적 쟁점

승객이 열차 내 화장실을 이용하다가 사고가 발생하였다면 철도공사에게 그 손해배상책임이 있는가?

3) 판례의 근거

①  "철도공사가 승객이 열차 내 화장실을 이용할 때 시설이 정상적이고 안전하게 작동하도록 점검·유지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한 과실로 사고가 발생했다"며 "당시 열차 내 화장실 시설은 통상 갖춰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가 분명하므로, 철도공사는 A씨에게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②  "A씨가 주장하는 청각 손상과 관절 통증 등 여러 증상은 병원의 신체감정 결과 등에 비춰 이 사고로 인한 것이라 단정할 수 없다"며 "A씨에게 이미 보상받은 금액을 초과해 배상이 필요할 정도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하였고, "A씨는 2017년 3월 한 달간 모 대학병원에서 PTSD 등 진단을 받고 입원치료를 받았다"면서도 "PTSD는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거나 외상으로 경험될 만큼 감정적 스트레스를 동반할 때 나타나는 것을 특징으로 하지만, A씨는 사고 이후 1년이 지난 뒤에 이러한 진단을 받았고, 사건 내용과 경위로 볼 때 (PTSD와 같은)그러한 심각한 스트레스에 준하는 상황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하였다. 

③  "사고의 경위와 지급된 보험금의 내역 등을 참작해 철도공사가 A씨에게 지급할 위자료는 200만원으로 정한다"고 판시하였다. 

4) 결론

철도공사는 승객이 열차 내 화장실을 이용할 때 시설의 정상적 작동을 위해 점검·유지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소홀히 한 과실로 사고가 발생하였고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가 분명한 경우에 승객에게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 단, 승객 A씨가 주장하는 신체적인 손해와 정신적 손해는 해당 사고로 인한 것이라 단정할 수 없고 이미 보상받은 금액을 초과해 배상이 필요할 정도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철도공사는 A씨에게 위자료 200만원을 지급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