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의 발생

식당에서 술에 취하여 다른사람에게 이유없이 욕설과 폭행을 난무한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현장에서 체포되었다. 지구대에 와서도 30분간 큰소리로 소란을 피우고 경찰관에게 욕설을 하는 등 모욕 혐의도 받았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자신의 현행범 체포는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지구대에서 소란 행위를 한 것은 정당행위라고 주장하였다.

2) 법률적 쟁점

경찰관의 현행범 체포가 합리적이기 위해서는 어느정도까지 인정되는가?

3) 판례의 근거

① 1심:  "40차례가 넘는 폭력 전과가 있음에도 재차 모르는 사람을 폭행하고 적법하게 현행범으로 체포된 뒤에도 반성 없이 지구대에서 고성으로 욕설을 했다"며 A씨에게 벌금 60만원을 선고하였다. 다만 모욕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하였다.

② 2심: "당시 현행범 체포는 적법하다고 보기 어렵고 이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한 A씨의 행위는 경범죄처벌법 제3조 3항 1호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거나 정당방위 내지 정당행위에 해당해 위법성이 조각된다"며 무죄를 선고하였다.

③ 대법원:  "범죄를 실행 중이거나 실행 직후의 현행범은 누구든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고(형사소송법 제212조), 현행범인으로 체포하기 위해서는 행위의 가벌성, 범죄의 현행성·시간적 접착성, 범인·범죄의 명백성 외에 체포의 필요성, 즉 도망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야 한다"며 "이러한 현행범 체포의 요건을 갖추었는지는 체포 당시의 상황을 기초로 판단해야 하고 이에 대한 수사주체의 판단에는 상당한 재량의 여지가 있어 체포 당시의 상황에서 그 요건에 관한 수사주체의 판단이 경험칙에 비춰 현저히 합리성이 없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수사주체의 현행범 체포를 위법하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하였다.

④  "경찰관 출동 당시 A씨는 폭행 후에도 계속해 B씨에게 욕설을 하며 시비를 거는 등 폭행범행이 실행 중이거나 실행 직후였다고 볼 수 있고, 술에 취한 상태에서 늦은 밤에 식당에서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시비를 걸어 일방적으로 폭행에 이른 범행 경위에 비추어 볼 때 사안 자체가 경미하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경찰관이 출동한 이후 CCTV 영상으로 확인되는 폭행 상황과는 달리 범행을 부인하면서 B씨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였다. 신분증의 주소지가 사건 현장과 떨어져 있어 폭행에 이르게 된 범행 경위를 고려할 때 추가적인 거소 확인이 필요하다고 보이는 등 피고인에게 도망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없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경찰관의 행위가 경험칙에 비춰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경우에 해당하는 위법한 체포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다. 

4) 결론

현행범으로 체포하기 위해서는 행위의 가벌성, 범죄의 현행성, 시간적 접착성,범인·범죄의 명백성 외 체포의 필요성이 있어야 한다. A씨의 경우 술에 취해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폭행과 욕설을 한 점과 CCTV 상의 사실과 다른 거짓증언을 하는 점, 주소지가 범행장소와 멀리 떨어져 있어 도망이나 증거인멸의 우려 또한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경찰관의 현행범 체포는 합리성을 현저히 잃은 경우에 해당하는 위법한 체포라고 할 수 없다.